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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순간]


소소한 여행이 우리를 위로하지, 유후인

 

 

글 / 사진 _ 길정현(여행작가)


 

 

막혔던 하늘길이 뚫리고 각종 방역 수칙이 완화되는 와중에도 “백신 3차 접종 확인서 or 72시간 이내 PCR 음성 확인서” 제출을 요구하며 막판까지 빗장을 걸어잠궜던 이웃나라 일본이 드디어 이 조항을 삭제 했다. 일본행 노선들이 속속 운항을 재개하는 와중에 입국 조건까지 완화되었으니 이 아니 기쁠쏘냐! 다시 시작된 일본 여행, 초심자의 마음으로 유후인을 다시 찾았다.

 

유후인은 곧 료칸으로 통하지만 료칸이 아니어도 자잘한 소품가게와 카페, 먹거리들도 많아 당일치기 코스로도 들러봄 직한 곳이다. 길지 않은 거리에 가게들이 줄줄이 있어 ‘이 집을 꼭 가야지’하고 계획할 필요 없이 발 닿는대로 둘러보며 소소하게 군것질과 쇼핑을 즐기며 산책하는 느낌으로 다니는 것이 좋다. 때문에 가게 이름을 일일히 나열하는게 큰 의미가 없을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몇 곳만 골라 소개해본다. 단, 작은 시골마을인지라 대부분의 가게는 5시 정도면 문을 닫기 시작하니 일정 계획시 참고하자.

 

 

하루면 충분!

발 닿는대로 걷다보면 만나는 유후인의 풍경들

  

 

 

 

유후인의 대표 관광지, 긴린코 金鱗湖

호수 안 물고기의 비늘이 석양에 반짝이는 것에 착안, “금(金) 비늘(鱗) 호수”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곳으로 한국인들 사이에선 ‘긴린코 호수’ 등으로 불리지만 ‘코(湖)’ 자체가 ‘호수’ 라는 뜻이라 사실은 동어 반복이다. 꽤 작은 사이즈의 호수여서 ‘사진에 비해 실망스럽다’는 평이 있기도 하지만 이 곳은 호수 자체보다는 이른 새벽이나 서늘한 날 호수 표면에 깔리는 물안개로 더 유명하다. 이 물안개는 호수 바닥에서 차가운 지하수와 뜨거운 온천수가 같이 나와 생기는 것이라고. 호수 안에 작은 토리이가 있어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금상 고로케 金賞コロッケ

유후인 최대 번화가인 유노츠보 거리에서 사먹을 수 있는 간식 중 최고봉! 간식 거리 중 가장 유명하고 가장 만족스럽다. 일본 전국 대상으로 열린 고로게 대회에서 금상을 탔다고 해 ‘금상 고로케’로 불린다. 줄이 길어도 제법 금방 빠지니 꼭 한번 도전해보자.

주소 : 1481-7 Yufuincho Kawakami, Yufu, Oita 

 

 

 

 

미피모리노키친 みっふぃ?森のきっちん

미피를 컨셉으로 한 각종 굿즈들과 베이커리류를 판매하는 곳. 2층에 좌석이 일부 있기는 하나 포토존 느낌으로 착석감이 좋은 자리들은 아니어서 테이크아웃을 추천한다.

주소 : 1503-8 Yufuincho Kawakami, Yufu, Oita 

 

 

 

플로랄 빌리지 Floral Village

영국의 코츠월드 지방을 재현해둔 작은 테마파크. 규모도 작고 소품을 취급하는 상점들 위주지만 별도의 입장료가 없기에 한번 둘러봄직하다. 미니동물원도 있다.

주소 : 1503-3 Yufuincho Kawakami, Yufu, Oita 

 

 

 

 

유리의 숲 由布院ガラスの森

정교하고 알록달록한 유리 공예품들을 판매하는 곳. ‘역시 일본이다’ 싶게 세밀하고 앙증맞은 제품들이 많다. 2층은 ‘오르골의 숲’으로 구경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오르골 전문 가게다.

주소 : 1477-1, Yufuincho Kawakami, Yufu, Oita

 

 

 

 

카라반 커피 Caravan Coffee

직접 눈 앞에서 원두를 그라인딩하여 사이폰으로 내려주는 카라반 커피. 나이드신 사장님 혼자 모든 일을 다 하는데다가, 사이폰 특성상 절대 빨리빨리가 되지 않아 타이밍이 잘 맞지 않으면 꽤 오래 기다릴 수도 있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앞마당이 너무 예쁘게 꾸며져있고 그네도 있어 그 기다림이 지루하지만은 않다.

주소 : 1614-3 Yufuincho Kawakami, Yufu, Oita

 

 


 

 

일본에서의 온천 예절

 

 

 

누루카와 온센이나 무소엔 등 료칸에서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한국의 대중 목욕탕 느낌으로 1회성 입욕이 가능한 곳들이 유후인에 꽤 있다. 유후인까지 와 온천을 즐겨보지 않는다면 그것도 그 나름대로 섭섭할 일!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곳들은 대개 관광객 위주기에 어느 정도 융통성 있게 운영되는 편이나 기본적인 온천 예절은 알아두면 좋다.

 

만약 일본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을 이용하게 되었다면 아래 내용들은 더더욱 주의하자. 알몸으로 얼굴 붉힐 일은 만들지 않는 것이 피차 좋으니까. 유후인, 더 나아가 일본에서의 온천 예절을 소개하고자 한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 깨끗이 씻는다, 탈의실로 갈 때는 물기를 잘 닦고 이동한다, 몰래 사진을 찍지 않는다 등은 한국에서도 기본이니 일본 특유의 내용만 정리해본다.

 

 

 

1. 문신/타투가 있으면 입욕 불가

일본은 문신/타투에 아주 보수적인 분위기여서 작게라도 문신/타투가 있으면 절대 입욕 불가. 일본의 온천은 수영복이나 레시가드 등을 입지 않고 완전히 알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문신/타투를 감추기가 어렵고 살색 테이프 같은 것으로 가리고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인 곳도 있다. 몰래 들어갔다가 들킬 경우 알몸으로 곤란한 일을 겪을 수 있다. (아무도 나의 문신/타투 를 볼 수 없는 료칸의 프라이빗 욕탕 같은 곳은 입욕 가능하다)

 

2. 머리를 물 속에 담그지 않는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탕 안에 들어가는 것도 금지. 공동으로 사용하는 탕 안에 긴 머리카락이 둥둥 떠다니는 일에 민감하니 머리는 반드시 묶고 탕 안으로 들어가자.

 

3. 탕 둘레를 발로 밟거나 이 부분에 걸터 앉지 않는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탕 안에 앉아 자연히 탕 둘레에 머리를 기대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으로 추정. 어릴 적에 문지방을 밟거나 그 위에 앉으면 재수없다며 혼났던 기억과 매치해보면 외우기 편하다.

 

 

유후인 가는 법 (후쿠오카 기준)

하카타 역에서 출발한다면 기차나 버스, 후쿠오카 공항에서 출발한다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차와 버스 모두 2시간~2시간 30분 가량 소요된다.

 

 


 

 

길정현 작가 :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후, 대한항공에 11년 째 근무하며 틈틈히 여행을 다니고, 이 경험들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이탈리아 고작 5일>, <그리하여 세상의 끝 포르투갈>, <프로방스 미술 산책>, <고양이와 함께 티 테이블 위 세계정복>, <미술과 건축으로 걷다, 스페인>, <1일 1면식>, <예술가와 네 발 달린 친구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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