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로드]
서울 중구&종로구
글 / 사진 _ 신유진(여행작가)
여유와 센스가 돋보이는
앵글340
조명가게와 금속 상점이 모여 있는 세운상가 사이로 노란색 건물이 눈에 띈다. 돋보이는 컬러와 힙한 느낌의 벽화가 을지로의 느낌을 그대로 담아냈다. 바로 카페 앵글340이다. 카페의 벽화는 계절에 맞춰 변화한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털모자와 옷을 입고,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면 시원하게 변신한다고 하니 눈여겨볼 만하다. 이런 재미있는 디테일이 앵글340의 매력이다.
카페가 있는 노란색 건물 아래 도착했지만 많은 사람이 오가는 길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복잡한 가게 사이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계단에 조그맣게 그려진 앵글340 로고를 보고 반신반의하며 올라가니 카페가 나타났다. 바쁘게 돌아가는 바깥 풍경과는 달리 반전의 공간이 등장했다. 앵글340은 을지로에 위치한 대부분의 카페들이 오밀조밀한 것과 반대로 시원하게 탁 트인 것이 특징이다. 커다란 통창이 을지로의 풍경을 그대로 담아낸다. 지금은 아파트 공사 현장이 보여 아쉽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려도 세운상가와 청계천을 볼 수 있다.
앵글340이라는 이름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340도는 360도의 완벽한 원에서 20도가 부족하다. 인생도, 카페도 완벽할 수 없지만, 부족한 20도를 좋은 서비스로 채우고 싶단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카페 내부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사장님의 세심한 마음이 남은 20도를 채우고 있는 듯하다.
주소: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155, 3층
전화번호: 0507-1468-0354
운영시간:
평일 am 12:00 ~ pm 8:00
주말 pm 12:00 ~ pm 8:00
대표메뉴:
앵글340크림라떼 6,000원
아메리카노 4,500원
앵글340밀크티 6,000원
쿠키 3,500원
친구처럼 편안한 카페
공간갑
몇 년 전부터 을지로를 일컬어 ‘힙지로’라고 부른다. 을지로만의 멋과 분위기를 표현하는 말이다. 을지로에 쌓여 있는 시간에 아이디어가 더해지며 멋진 공간들이 생기고 있다. 을지로3가역에서 골뱅이 골목을 지나 좁다란 길로 들어서면 카페 공간갑이 보인다. 공간갑은 원래 인쇄소가 주를 이루던 골목에 위치해 있다. 종이 인쇄되는 소리로 가득 찼던 골목은 인쇄소가 조금씩 사라지며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종이와 잉크 냄새 대신 원두의 향기가 머물고, 기계 소리 대신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공간갑은 60년이 넘은 건물에 자리잡았다. 오랜 시간만큼 카페 구석구석에 세월이 묻어있다. 일층과 이층으로 나눠진 공간을 잇는 계단도 외부로 연결된다. 프렌차이즈 카페들에 비하면 불편함이 많지만 이곳에서는 이마저도 색다른 즐거움으로 느껴진다. 사실 을지로의 카페들이 대부분 이러하다. 오랜 세월을 그대로 살린 탓에 깔끔하기보단 손때가 묻어있고, 쾌적하기보단 좁고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을지로의 카페를 찾는 이유는 뭘까. 적어도 ‘힙지로’에서 만큼은 이런 불편함 또한 하나의 트렌드이기 때문일 것이다.
공간갑의 시그니처 커피는 ‘Flat 고소티’이다. 에스프레소의 쓴맛과 우유의 고소한 맛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룬다. 온종일 커피를 마시는 직장인들을 위한 디카페인도 준비되어 있다. 디카페인이라도 커피의 맛만큼은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세 가지 종류가 준비되어 있으니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원두는 산미가 적은 다크한 것을 사용하는데 직장인들의 선호도를 고려했다고 한다. 손님의 니즈를 관찰하고 담아내려는 사장님의 노력이 느껴진다.
공간갑은 디저트로도 유명하다. 파운드케이크, 바스크 치즈케이크 등 정성 들여 만든 디저트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이중 대표는 민트 초코 파운드케이크이다. 민트 맛이 강하지 않아 일명 ‘반민초파(민트 초코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어렵지 않다. 민트의 상쾌함이 커피와도 잘 어울린다. 그래도 정 민트 맛이 어렵다면, 플레인 얼그레이 파운드를 추천한다. 파운드에는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공간갑의 캐릭터인 공갑이로, 사장님 부인이 사장님을 보고 그린 캐릭터라고 한다.
주소: 서울 중구 수표로48-8, 2층
전화번호: 0507-1362-4569
운영시간: am 11:40 ~ pm 21:50
대표메뉴:
Flat 고소티 4,600원
아메리카노 4,300원
파운드 6,200원
바스크 6,500원
중구&종로구
가볼만한 곳
세운상가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59
국내 최초의 종합전자상가인 세운상가는 서울의 오랜 세월과 현재의 시간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우리네 이웃들의 시간과 삶, 그 속의 이야기가 이곳에 남아있다.
청계천
서울 종로구 창신동
아름다운 도시와 어우러진 청계천은 도심 속 작은 휴식처가 되어준다.
겨울의 짙은 밤, 도심의 야경과 청계천의 풍경은 우리의 일상을 잠시 여행으로 만든다.
신유진 작가 : 여행 전문 블로그 ‘조그만 여행상사’를 운영하며 던킨도너츠 블로그, 경기관광공사 등에 여행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저서로는 《청춘여행 버킷리스트》 《청춘의 여행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