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꽃보다 아름다운 그들”
‘중장년층’ 과 ‘시니어’ 는 어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반응하나?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꽃보다 아름다운 “중장년층” 과 “시니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라는 노래 가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 노래의 가사가 “사람에 대한 존중” 도 담아냈지만, 각 세대가 지닌 아름다운 특성과 존재감을 한꺼번에 표현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름답지 않은 세대가 어디 있겠는가. 각자의 특성에 맞는 행동과 노하우가 모여 세대를 대표하고, 이 대표성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닐까 싶다.
다만, 소비의 중심이라는 MZ세대에게 집중하며 중장년층과 시니어에 대한 고민은 다소 부족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중장년층과 시니어는 꽃보다 아름답다. 어쩌면 MZ세대보다 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중요할 때는 과감하게 소비에 나설 수 있는 경제력도 갖췄다. 혹자는 여러가지 사회적 상황과 맞물리며 MZ세대의 소비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즉, 우리는 이제 중장년층과 시니어를 소비의 중심축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중장년층과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 그들이 반응하고 있는 2가지 키워드를 통해 중장년층과 시니어를 이해해보도록 하자.
“관리” 받는 세대
탈모 샴푸와 앰플을 쓰며 미리 모발 관리에 나선 필자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 관리 받는 사람이다!!”
그렇다. 이 한마디에 많은 게 녹아 있다. 중장년층과 시니어는 “관리” 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다. 관리라고 하면 흔히 건강, 뷰티 등 우리가 익히 들어온 분야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자산, 일상생활, 자기개발 등 관리 받는 분야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KB금융그룹 등 다수의 금융 회사들은 중장년층과 시니어에게 자산 및 노후 대비에 대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방향성과 상품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11번가와 같은 유통 업체들은 중장년층과 시니어를 위한 쇼핑 주제를 따로 제공하며, 정기 배송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관리” 받는 즐거움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라이나에서 운영중인 라이브전성기재단은 유튜브를 통해 아예 중장년층과 실버 세대를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며, 교육 플랫폼 “인클” 은 “인생 2막” 을 준비하라는 메시지로 중장년층과 시니어 특화 강의를 서비스한다. 자산, 일상, 심리, 교육 등 분야는 조금씩 다르지만 다채로운 서비스를 통해 “관리” 받고 싶은 마음을 명확히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원이 지향하는 “토탈 라이프케어” 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지향하는 지점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단순한 상조를 넘어 삶의 전반을 다루고, 관리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이 현재 중장년층과 시니어가 원하는 부분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결혼, 여행, 교육 등 삶을 주제로한 각종 관리는 신뢰감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관리 받는다는 안정감 또한 더하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중장년층과 시니어의 관리를 향한 접근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녀 세대에게 의존하는 삶의 아니라, 독립적인 노후를 꿈꾸는 지금의 상황들은 이 추세에 더 힘을 실어줄 것이다. 따라서 중장년층과 시니어에게 적절한 “라이프케어” 를 제공하는 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리라 본다.
“나” 를 발견하다.
“나” 에 대한 발견도 빼놓기 어렵다. 여기에서 나라는 개념은 MZ세대가 추구하는 “미코노미(Me+Ecomony)와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 따라서 스스로에게 주목하는 현상은 전 세대에 걸쳐 일어나는 일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일단 과거의 개념들을 먼저 살펴보자. 과거 기성세대와 시니어는 “나” 보다는 “공동체” 에 초점이 맞추며 살았다. 공동체란 가족, 조직 등 나보다는 공동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대상들을 뜻한다. 단적인 예로 “부모님 이미지” 를 한번 떠올려보자. 자신에게는 거의 투자하지 않아도, 자식한테는 좋은 걸 먹이고 입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희생적인 부모상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물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님들의 노고는 여전하다. 다만, 자신의 삶과 가족을 위한 삶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가는 모습이다. 자신을 위한 여행에 돈을 쓸 수 있고, 자신의 취미와 관심사를 위해 돈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골프로 상징되는 레저 열풍, 트로트가 불러온 취미와 관심사 발견, 자기 계발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투자 등 사례도 다양하다. 이런 행보는 모두 “나” 를 발견하는 과정이 있기에 가능했다. 과거와 달리 “나” 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나” 의 행복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기성세대와 시니어 세대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확신이 든다면, 소비를 망설이지 않는다. 어쩌면 MZ세대보다 더 확실한 소비 지향형 세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교원의 여행 상품 “여행다움”을 한번 살펴보자. 여행다움은 시니어들의 주도적이고 자유로운 여행 경험을 지원하는 상품이다. 단순한 “돌아보기형” 관광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 역사 등 특정 주제에 맞춰 관광과 체험이 결합된 입체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던 여행에서 벗어나, 시니어의 취향이나 생각이 반영되는 여행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런 여행 상품 변화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중장년층과 시니어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는 뜻이며, 또 자신을 반영할 수 있는 소비를 선택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수동적 소비는 없다. 어쩌면 기성세대와 시니어는 가까운 미래에 가장 역동적인 소비를 보여주는 세대로 자리매김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획일성 No, 다양한 스팩트럼 OK!
결국 중장년층과 시니어는 획일화된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팩트럼을 보여주는 입체적 소비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MZ세대에게만 집중되었던 시선을 이제는 다변화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그들” 에게 주목해 보시기 바란다.
노준영 작가 : 중앙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 마케터, 컨설턴트다.
CJ E&M 에 방송 작가로 데뷔해 "츄잉팝", "뮤딕", "팝콘" 등의 프로그램 기획 및 구성을 진행했다. 이후 K팝 매거진 편집장을 거쳐 '마케팅컴퍼니 엔' 이라는 개인 회사를 설립한 후 JTBC, 휠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내셔널지오그래픽, NICE세무법인 등 다수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회사 업무와 더불어 수많은 기업과 기관 강연을 진행하며 살아있는 트렌드와 마케팅 지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인싸력을 높여라!", "이것이 메타버스 마케팅이다", "요즘 소비 트렌드"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