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가족의 일원이 된 “펫”,
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펫)
“또 하나의 가족”, 언젠가 한번쯤 들어 보시지 않았는가? 그렇다. 이 표현은 90년대 후반을 뜨겁게 달군 삼성전자의 광고에 담겨있었다. 당시 이 광고는 삼성전자의 호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아마 “가족” 이라는 단어가 따뜻하게 다가갔던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제 “또 하나의 가족” 이라는 표현은 이런 과거를 넘어 반려동물(이하 펫으로 표현)에게 넘어가고 있다. 아이들은 가족을 소개할 때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 수에 어김없이 포함시킨다. 펫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은 펫의 “엄마”, “아빠” 라는 표현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신조어도 생겼다. 펫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일명 “펫팸족” 이라고 말한다. 펫팸족들을 겨냥한 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나왔고, 펫 관련 산업을 지칭하는 “펫코노미” 라는 단어도 나왔다. 그야말로 우리는 “펫” 으로 시작해 “펫” 으로 끝나는 일상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펫코노미, 어느 정도 규모인가?
자,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펫코노미라는 단어가 다소 멀게 느껴 지실지도 있다. 시장이 커진 건 알겠는데, 경제를 상징하는 단어인 “이코노미” 까지 합성할 정도의 규모인가 싶은 마음도 드실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반려동물보고서” 의 수치를 보도록 하자.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펫을 기르는 가구는 총 604만 가구다. 2019년 대비 47만 가구가 증가했다. 앞으로도 이 수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자료에는 시장 규모가 나와있다. 2017년 펫 산업은 약 2조 3000억원대로 추산되었다. 2027년에는 약 6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하니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펫코노미” 라는 단어는 결코 어색하지 않은 표현이라는 것이다.
내 “가족” 에게는 아깝지 않다!
이런 펫시장을 선도하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역시 “프리미엄” 이다. 펫은 이미 가족이다. 그러니 가족에게 쓰는 돈이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펫에게 더 나은 환경과 제품을 제공하는 건 당연한 선택이며, 자연스럽게 프리미엄화로 방향이 이동하고 있다. 먼저 라인업이 다양해지고 있다. 펫 체온 유지용 에어컨, 냄새를 제거하는 공기청정기, 간식용 전용오븐, 전반적인 펫케어 시스템 등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제품이 시장에 나와있다.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템들도 많고, 대부분 프리미엄급 라인업이라 눈길을 끈다. 가격대도 프리미엄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공기청정기 “비스포크 큐브 에어 펫케어” 는 상당한 가격대를 보여준다. 펫케어 성능을 갖추고 있는 LG전자의 트롬 세탁기 오브제 컬렉션 라인업도 고가의 제품이다. 두가지 제품 모두 100만원대를 넘어서는 가격이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관심을 보이는 대중들도 많다고 하니, 그만큼 프리미엄에 주목하는 트렌드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펫케어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은 세계적으로 보아도 높은 수준이라는 말도 있다. 이 분야에서 시장성을 본 기업들의 진출은 앞으로도 늘어갈 것이며, 특히 펫에게 더 나은 생활을 선사하는 다양한 제품과 프리미엄급 성능은 중요한 목표가 되리라 본다. 또한 제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 차원에서도 호텔, 유치원 등 기존 개념과 결합된 프리미엄 케어 서비스가 주목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내 가족” 을 위한 과감한 투자, 펫시장은 그렇게 프리미엄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펫의 “건강” 을 사수하라!
소비에서 건강에 주는 영향을 생각하는 “필건강 트렌드” 는 펫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가족 구성원이 건강을 유지해 오래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그러니 펫의 건강을 챙기려는 움직임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길애그리퓨리나” 가 선보이고 있는 사료 건강백서는 “건강” 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면역 케어, 활력 등 다양한 건강기능을 챙긴다. 노령견을 위한 라인업도 포함시켜 선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간식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부분을 확보했다. 즉, 모든 먹거리가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하림펫푸드, 로얄캐닌 등 모든 펫사료 업체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각종 건강기능식품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명 “펫테크” 에 대한 관심도 건강 유지와 직결된다. 펫테크란 펫과 테크놀러지의 합성어로 이동수단, 의료 등의 분야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동 플랫폼을 활용한 “카카오 T 펫” 서비스를 시작했다.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한 이동을 추구하며, 카카오 T 앱 내에서 사용가능해 편의성도 갖췄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도 이 분야에 관심이 크다. SK텔레콤은 엑스레이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수의영상 진단 솔루션을, KT와 LG유플러스는 원격급식기에 접근하고 있다. 의료와 식사는 건강을 유지하는 큰 축이다. 따라서 건강에 대한 긍정적 관심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서비스의 핵심은 앞서 언급한대로 가족의 일원이 된 펫과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건강 관리에 대한 서비스들까지 추가되면, 좀 더 종합적인 이야기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은 삶, 펫과 함께 추구해야 할 가치는?
시장은 확대되고 이야기도 많아진 펫시장, 하지만 한편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유기동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수치도 나와있다. 이런 수치는 부끄러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근본적으로는 라이프스타일에 한 단면을 차지하게 된 펫에 대해 “공생” 의 가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가족의 일원이라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따뜻한 마음이 펫이 말하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 본다.
이제는 정말 “또 하나의 가족” 이 된 펫들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보시길 바란다.
노준영 작가 : 중앙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작가, 마케터, 컨설턴트다.
CJ E&M 에 방송 작가로 데뷔해 "츄잉팝", "뮤딕", "팝콘" 등의 프로그램 기획 및 구성을 진행했다. 이후 K팝 매거진 편집장을 거쳐 '마케팅컴퍼니 엔' 이라는 개인 회사를 설립한 후 JTBC, 휠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내셔널지오그래픽, NICE세무법인 등 다수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회사 업무와 더불어 수많은 기업과 기관 강연을 진행하며 살아있는 트렌드와 마케팅 지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인싸력을 높여라!", "이것이 메타버스 마케팅이다"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