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일상 회복을 향한 발걸음, 긴 터널의 끝에는 무엇이 있었나?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일상이 돌아오고 있다.
일상이 조금씩 우리 곁으로 돌아오고 있다. 펜데믹을 겪으며 “뉴노멀” 에 적응했던 우리는, 일상을 향한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내딛는 중이다. 아직은 맘에 걸리는 게 더 많지만, 기존에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소화하며 그리웠던 우리의 평범한 하루가 천천히 의미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그랬던 것 같다. 항상 집에서 무언가를 하려 했던 상황에서 벗어나 가까운 곳에서 햇살과 바람을 느껴보았다. 단순한 일이었지만, 상당한 행복감이 밀려왔다. 아마 일상 회복을 위해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모두의 마음이 이런 느낌일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이렇게 행복감을 동반하는 우리의 일상은 느리지만 의미 있게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그리고 이런 추세와 함께 라이프 트렌드의 측면에서 많은 요소들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라는 긴 터널의 끝과 일상 회복을 시작한 우리의 기대감 속에는 어떤 요소들이 존재할까?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여행” 을 중심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마음을 돌아본다.
다시 여행 속으로
코로나를 겪으며 가장 많이 타격을 입은 건 역시 여행업계였다. 항공사, 여행사 등 여행과 연관된 모든 요소들이 아픔을 겪었다. 일반적인 대중들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나 싶다.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 취하던 휴식을 잃었고, 코로나 블루 등 다양한 부작용이 터져 나왔다. 이런 상황을 보면, 일상 회복의 시작과 함께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게 여행이라는 건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주말간 이동량은 하루가 다르게 예전 수치를 찾아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하고 있는 항공 포털 국제선 여객 수 실시간 통계도 매달 50%가 넘는 증가세를 기록하며 여행 수요는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다. 휴가철 등 시기적 이슈를 만나 더 크게 증가하거나, 비수기에 따른 증가세 둔화는 있을 수 있겠으나 “여행 수요” 자체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관측이다. 항공사들은 비행기 증편을 진행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으며, 여행객 선점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힐링” 과 “행동” 으로 니즈가 나뉜다
힐링과 행동, 어쩌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 단어가 일상 회복과 함께 다가온 여행에 대한 첫번째 키워드다. 힐링을 즐기는 수요, 그리고 행동으로 여행을 느끼는 수요가 함께 뒤섞인다는 뜻이다. 이는 세대에 따라 갈리는 추세를 말하는 건 아니다. 수요 자체가 각각의 필요에 따라 갈리고 있다는 걸 말한다.
여기까지만 들어보면, 예전에도 존재했던 “자사앱” 과 무엇이 다르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사앱은 홈페이지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특별할 것도 없고, 통합적인 경험도 없다. 하지만 지금의 통합적 경험은 홈페이지를 모바일화 시킨 게 아니라, 큐레이션을 통해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게 한다. 또한 선택의 범위를 넓히는 서비스도 모아 “한 눈” 에 들어오도록 만들어간다. 대중들은 덕분에 정보를 찾는 노력도 아끼고, 여기에 사용하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시간과 노력 면에서 매우 경제적인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통합적 경험은 대중 중심 사회에 어울리는 트렌드 적응법이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2030도 방향성이 나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액티비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여행을 즐기는 사람, 그리고 호캉스로 대표되는 힐링 위주의 여행을 꿈꾸는 사람 등 정반대의 여행 스타일이 존재한다. 이는 펜데믹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이 다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한쪽은 그간의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은 것이고, 또다른 한쪽은 그간 억눌렸던 활동 욕구를 분출하고 싶은 것이다. 원하는 목표에 따라 여행은 스타일 자체를 다르게 가져갈 것이고, 이 두 가지 방향성이 일상 회복과 함께 다가온 여행 수요를 뒷받침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원투어는 이런 트렌드를 이미 읽어 다양한 국가 및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다양한 방식을 통해 대중과 소통 중이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프로그램 발굴 및 개발로 방향성이 나뉘는 대중들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한동안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 또한 힐링과 분출로 나뉘기 때문에 여행의 목적은 분화되는 과정을 거쳐갈 것으로 보인다.
각자가 원하는 여행을 찾다
일상 회복에 함께 다가온 여행의 또다른 핵심은 “개인” 이다.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각자 원하는 액티비티와 장소를 고를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를 제공하는 것이다. 과거의 여행이 “일정” 에 가까웠다면, 지금의 여행은 각자 꿈꾸는 “콘텐츠” 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만큼 다양한 장소와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추세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
보통 과거의 여행은 “패키지” 화가 강했다고들 말한다. 실제로 맞는 지적이며, 이 패키지의 완성도가 여행의 만족도를 결정했다. 물론 지금도 패키지에 대한 관심이 아예 사라진 것 아니다. 하지만 자유 여행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각자의 생각을 반영하고자 노력한다. 애초에 정보의 접근성이 좋아진 시대다. 유튜브와 SNS 등 다양한 뉴미디어는 여행 정보에 대한 접근을 쉽게 만들었고, 각자 생각했던 여행에 대한 목표를 추구하는 것도 가능하게 해주었다. 이런 추세 속에서 굳이 짜여진 틀에 따라 움직일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더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교원투어는 최근 “여행이지” 해시태그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각자 생각하는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여행을 SNS에 올리는 이벤트였다. 과거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의 개념이라면 인증의 범위를 정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자유도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이벤트 기획이 아니었나 싶다. 이처럼 여행에서 발견되고 있는 “개인” 의 가치는 더 심화될 것이며, 앞으로의 여행 상품은 더욱 더 대중 취향 위주의 시대를 대비하게 될 것이다.
꾸준한 발걸음을 기대하며
여행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일상 회복의 과정은 이어질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이 시대의 자아들이 각자의 마음을 반영하는 방식이라고 본다. 단순한 과정의 측면이 아니라 트렌드의 관점으로 일상 회복의 상황을 지켜본다면, 의미 있는 통찰력을 발휘하는 순간이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내딛은 의미 있는 걸음이 꾸준한 회복의 순간으로 꽃피길 진심으로 기원하며 이달의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