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크리스마스, 위드코로나로
달라질 연말의 모습은?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어김없이 돌아온다, 크리스마스 시즌
어렸을 적, 크리스마스는 “커플 천국, 솔로 지옥” 이라는 농담을 자주 듣곤 했다. 군복무를 하고 있던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절대 휴가나 외출, 외박을 나가지 말라는 선임들의 신신당부도 있었다. 이런 우스갯소리들은 한 해를 보내며 들뜬 마음을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바람을 크리스마스에 투영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 소중한 사람들은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대상이 존재했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크리스마스란 “성탄절” 이상의 의미를 지닌 연말을 대표하는 휴일로 다가오고 있다.
다들 익히 알고 있는 대로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기념일이다. 크리스마스는 영어로 그리스도(Christ)의 미사(mass)라는 의미다. 특히 연말의 끝에 걸려있다는 시기적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소망을 담게 되는 날이다. 한해를 정리하며 소중한 사람들을 챙기고,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넘친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불청객을 만난 후, 우리의 크리스마스는 생각보다 더 빠르게 변화했다. 선물 목록에는 마스크와 위생용품이 등장했고, 대면 모임 보다는 랜선 모임으로 서로의 건강을 기원해야 했다. 연말이 상징하는 따뜻함과 기대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려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았다. 일명 “연말특수” 는 코로나 시국과 함께 자연스레 자취를 감췄다. 길거리를 밝히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여전했지만, 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위드코로나의 시작, 어떤 트렌드를 주목해야 할까?
그러나 2021년의 크리스마스를 향해 달려가는 우리에겐 새로운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위드코로나” 의 개념이다. 위드코로나란 전반적으로 일상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들을 뜻한다. 위드코로나 기조와 함께 2021년의 크리스마스는 과거보다 다소 활기를 띌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유통업계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갈 것이며, 선물에 대한 프로모션 역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만나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라는 방식의 일상 회복이 2021년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핵심 마케팅 스토리가 될 것이다.
선물 역시 방향성이 달라졌다.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와 위생용품을 선물하던 것에서 벗어나 일명 “합리적 프리미엄” 이 대세다. 지나치게 비싼 선물은 아니지만, 그간 만나지 못해 사용하지 않았던 경제적 여력의 범위내에서 좀 더 나은 선물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통업계는 의류부터 장난감, 가전에 이르기까지 무조건적인 할인 보다 합리적인 강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력이 된다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적당히 “지를 수 있다” 는 개념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트레스 해소형” 소비도 주목받고 있다. 이를 보통 “보복형 소비” 라고 말하지만, 보복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좋진 않으니 우리는 스트레스 해소형이라고 칭하도록 하자. 그간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가 다소 누적되어 있고, 개인의 행복을 위해 원하는 곳에 돈을 쓰는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연말을 맞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은 이 경향에 더 불을 붙일 것이다. 다만 여기서 “개인” 에 주목하자. 이제 대세는 없다. 크리스마스 선물도 각자 좋아하는 맞춤형으로 이뤄지며, 스트레스 해소형 소비도 결국 스스로 원하는 방향을 택한다. 이렇게 소비에서 발견되고 있는 개인은 2022년까지 쭉 이어질 경향이니 주목하고 기억해두길 권장한다.
위드코로나, 우리는 2가지 방향성을 주목한다
크리스마스하면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건 역시 연말을 상징하는 송년회다. 그간 코로나로 인해 존재했던 모임 제한과 시간이 완화되면서, 2021년의 크리스마스는 다수의 송년회가 열리며 위드코로나가 상징하는 일상 회복을 이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단, 위드코로나는 무조건적인 대면을 상징하는 건 아니라는 데 주목하자. 위드코로나는 대면과 비대면의 “병행” 이다.
실제로 위드코로나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뜻하는 것이며 모든 걸 한번에 되돌리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대중들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그간 대면 환경을 그리워했던 건 사실이나, 오히려 비대면의 경제성의 주목한 사람들도 많다. 대면하지 않아도 되어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고, 대면하지 않으며 아끼는 시간이 경제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따라서 많은 교육 업계는 급격한 대면으로의 전환보다는 대면과 비대면의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유통 업계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잡는 한편, 비대면을 의미하는 배송과 퀵커머스를 늘리며 두가지 방향성 모두를 대비하고 있다.
즉, 위드코로나는 타겟의 분화를 뜻한다. 그만큼 대중은 기업과 서비스에 다양한 니즈를 표출하게 될 것이며, 이를 모두 대비할 수 있는 혜안이 대중과의 접점을 좁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2021년 크리스마스는 이런 지혜를 실전 환경에서 만나는 첫 번째 이벤트로 기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상으로의 복귀, 그 발걸음을 응원하며
크리스마스의 따뜻함과 설렘, 올해는 우리에게 일상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작은 발걸음이 우리들에게 좀 더 많은 행복을 안겨줄 것이며, 급하지 않게 내딛는 일상으로의 전환이 큰 기쁨이 되리라 생각한다.
2022년에 맞이할 크리스마스는 완전한 코로나의 종식 후의 환희가 넘치길 바란다. 2021년도 수고롭게 달려온 우리와, 소중한 사람들의 안녕을 빌며 크리스마스의 시간을 맞이하자.
끝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새해를 맞이할 당신에게 위로의 한 마디를 전하고 싶다. 토닥토닥, 올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