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시공간을 넘어서는 교육격차 해소의 현주소는?
언택트 시대와 “수능” 준비의 새 기준
글 _ 노준영 (디즈컬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
'수고했어 올해도'
“수고했어 올해도”. 모든 수험생분들과 학부모분들께 전하고 싶은 첫번째 이야기다. 해마다 대한민국에서 수고로운 한 해를 결산하지 않는 11월은 없다. 바로 수능으로 대표되는 큰 “과정” 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마다 꿈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쉼없이 달려온 수험생분들은 그 열정적 행보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보며 물심양면으로 함께 마음을 쓴 학부모님들도 간절한 마음을 전한다. 그렇게 11월은 “소망” 과 “소망” 이 모인다. 소망의 방향은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누구나 최선을 다한 과정에 대해 응원 받는 게 마땅한 시간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이번 글은 “수고했어 올해도” 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가장 먼저 전할 수 밖에 없었다.
뉴노멀의 시대 : 언택트의 가능성은?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은 당연하게도 쉽지 않다. 포괄적 수학 능력의 함양, 그리고 각종 입시 정보의 수집, 목표로 하는 대학에 대한 전형 내용 파악 등 다양한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 불어 닥친 “뉴노멀” 이라는 새로운 기준의 등장은 적응의 시간을 더 험난하게 만든 게 사실이다. 뉴노멀, 특히 언택트와 온택트로 대표되는 비대면 환경은 모든 교육 수단을 새롭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물론 받아들이는 게 쉽진 않았다. 하지만 교육 시장은 이미 “인터넷 강의” 라는 플랫폼이 존재했기에 타 분야보다는 빠른 적응이 가능했다. 또한 생각지 못했던 가능성이 터져 나왔기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바로 교육 격차해소다.
과거를 생각해보자. 특정 지역에 유명한 강사가 존재한다면, 그 수업을 듣기 위해 새벽부터 줄서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거리가 멀다면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했고, 비집고 들어가도 자리가 좋지 않다면 “콩알” 만하게 보이는 칠판 필기 내용과 강사의 얼굴을 바라보며 수업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비대면 환경은 이런 부분을 말끔히 해소했다. 학생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강사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학교 교육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쌍방향을 상징하는 ZOOM과 같은 플랫폼들은 질의응답과 토의까지 가능한 일명 “온택트” 수업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국내 기업의 “구루미” 같은 온택트 플랫폼도 쌍방향 교육 시장을 선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입시 설명회와 같은 행사도 이런 플랫폼들을 활용해 상당히 입체적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녹화나 일방적 라이브를 시청하는 방식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온택트의 구현은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학생과 교사, 혹은 강사 간의 입체적 소통을 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뉴노멀의 또다른 기준 : 가치를 생각하라
코로나가 불러온 또다른 뉴노멀의 기준 중 하나는 바로 각자의 가치다. 물론 각자의 가치를 생각하는 건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미 큰 영향력을 발휘해 왔지만, 코로나 시국은 이 추세에 강력한 동력을 제공했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존재의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 잦아졌다. 또한 스스로 건강해야 타인의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일반화되면서 각자의 가치나 생각에 더 많이 집중하게 됐다. 이런 트렌드는 교육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불러왔다. 바로 대학만능주의의 종말이다.
대학만능주의의 종말은 결코 대학의 가치를 무시하는 게 아니다. 과거처럼 대학이 무조건적으로 좋은 결과와 훌륭한 직장을 보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자 재능을 발견하고, 이 재능에 대한 교육을 교과목과 함께 진행하는 일이 잦아졌다. 유튜브 등 다양한 뉴미디어는 각각의 개인이 가진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줬고, 심지어 수익까지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재능을 가치 있다고 판단해 선택해주는 건 학교가 아닌 “대중” 이다. 즉, 평가의 주체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수많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각자의 재능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또한 코딩, 개발, 어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보다 더 많은 실무형 교육들이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인 “그로우” 는 이투스와 손잡고 다양한 입시강의를 선보이며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하지만 입시강의와 함께 실무형 콘텐츠, 재테크, 취업, 취미 등 다양한 분야를 함께 세팅하며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만큼 중요해진 각자의 재능 및 가능성 발견, 그리고 교육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마련이 새로운 기준이다. 이 과정을 도울 플랫폼은 이미 인터넷상에 다양하게 존재한다. 시도하지 않을 이유도, 시도를 포기할 이유도 사라진 것이다.
변화하는 트렌드,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은?
이렇게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트렌드는 큰 기회이며 성장의 밑거름이 되겠지만, 적응하는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 큰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이런 마음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인지, 수험생들을 위한 선물이나 격려는 코로나 시국에도 많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추세는 비대면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 기프티콘 시장의 성장은 눈에 띌 정도다. 과거 엿과 찹쌀떡 등으로 대표되던 선물의 주제는 이미 식음료, 커피, 생활용품, 현금 등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확장에는 다양한 기프티콘이 큰 몫을 담당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유통업체는 아예 수능 선물을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기획전을 열기도 하고, 카카오커머스 역시 매년 전문 기획전을 열어 수능 선물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특히 각종 커머스들의 관심은 손쉬운 검색 및 비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지만 고르는 과정에서 불편함이 있다면 선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상품을 편하게 전달한다, 이 철학이 이끄는 수능 선물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다른 추세 중 하나는 바로 건강식품의 급부상이다. 과거에도 일부 건강식품을 선물하는 추세는 존재했으나, 이제는 아예 기준이 되었다. 비타민 등 영양제 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비롯한 위생용품, 홍삼 등 좀 더 적극적인 건강기능식품들도 큰 인기다. 실제로 정관장 등 홍삼업체들은 10~20대의 홍삼 시장 유입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통계를 내놓기도 했다. 물론 이 유입이 모두 수능선물은 아니었겠지만, 각종 건강기능식품 회사들이 수능기획전까지 여는 걸 보자면 변화하는 추세를 읽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건강이 수능 이후의 시간을 이끌어가는 힘 아니겠는가? 코로나가 촉발한 건강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수능 선물의 한 카테고리로 건강기능식품을 자리매김하게 만들 것이다.
변화하는 트렌드, 그 속에서 우리의 방향은?
앞으로도 시대의 기준에 따라 수능 선물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바뀌어 나갈 것이다. 또한 교육 자체에 대한 방향성도 조금씩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건, 교육 자체의 가치다. 교사나 강사가 학생과 더 많은 소통을 벌이고, 이를 통해 입체적인 지식을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의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 진정으로 학생이 행복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트렌드 속에서 변치 않은 교육의 본질을 모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